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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이야기

50대, 낯선 나를 느낄 때... 그때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by Lena Jo 2025. 6.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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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대, 낯선 나를 느낄 때... 그때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 나를 지키는 작은 루틴과 따뜻한 일상 -

 

 

 

나이 듦의 순간, 나를 다시 발견하다

"어느 날, 손에 익었던 글씨가 어색하게 느껴지고,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자, 갑자기 내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얼굴은 분명히 기억나고, 함께한 장면도 눈앞에 생생한데

정작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말이 멈칫할 때가 있어요.

 

그 장면을 설명하지 않아도

드라마처럼 사진을 찍은 것처럼 상대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왜 이러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

 

문득 당황한 마음에 말수가 줄어들고,

실수하지 않으려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은 차라리 말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노트에 적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글씨가 내 손끝을 떠나기 전부터 어긋납니다.

익숙했던 내 필체가 어색하고,

글자들이 자꾸 엉키는 것처럼 느껴져 낯선 기분이 듭니다.

 

"정말 왜 이러는 거지?"

 

그때, 아들이 말합니다.

"엄마, 걱정하지 마. 

요즘은 다 컴퓨터 타이핑하니까 글씨를 안 쓰게 돼서 그런 거야. 나도 그래 :)"

 

정말 그럴까요?

 

 

 

감정이 깊어지는 시기

나이마다 감정의 결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의 결이 달라집니다.

어릴 적엔 뜨겁게 타올랐던 감정이

이제는 더 조용히, 그러나 깊게 스며듭니다. 

 

🌸  20대: 감정이 뜨겁고 선명했습니다. 사랑, 우정, 기쁨, 분노가 불꽃처럼 타올랐죠.

🌿  30대: 감정보다는 '역할'에 집중하며, 참는 법을 배웠습니다.

🍂  40대: 말하지 않는 감정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는' 쪽으로 더 많이 애썼던 시기였어요.

❄️  50대: 감정은 더 깊고 너그러워졌고, 사소한 일에도 따뜻해지는 걸 느낍니다.

 

이제는 감정의 '크기'보다 '깊이'가 중요해졌습니다.

감정도 익어가는 것이겠지요.

오래된 책처럼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며, 각기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를 깨우는 작은 루틴들

50대 중후반에 접어든 지금,

이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황스러운 순간의 나를 다독이며,

흘러가는 나를 살포시 붙들어주는, 조용한 나만의 작은 루틴을 하나하나 만들었어요.

 

✍️ 하루 한 줄, 손글씨 쓰기

핸드폰 메모가 아닌,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아닌,

펜을 잡고 종이에 글씨를 한 줄 한 줄 써 내려갑니다.

글씨를 쓰는 그 짧은 시간이, 생각을 정리해 주고 감정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 책을 소리 내어 읽기

발음이 흐려지고 문장이 어색해질 때

아이처럼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를 들으며 흐름을 회복해 갑니다.

발음 체크도 하고,

말하는 속도와 흐름을 체크해 나가죠.

 

🚶 익숙한 길도, 낯선 길도 걸어보기

늘 다니던 길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때,

익숙하다는 것이 다 안다라는 것은 아니구나...

얼마나 큰 착가이었는지 느낍니다.

 

"이런 게 있었나? 다 안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또 배웁니다.

 

이제는 낯선 길도 기꺼이 걷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진짜 '새로운 나'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기록하는 연습

시간은 흐르지만, 
기록은 그 흐름의 '온도'를 남깁니다.

 

50대 중후반에 들어선 나는

●  아침의 기분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고,

●  하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메모해 두고,

●  그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 주먹구구식이었던 컴퓨터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대로' 배우기

- 언젠가 할지도 모를 '나만의 유튜브 채널'을 위한 영상 · 편집 배우기

- 여행에서 당황하지 않기 위한  '생활영어' 익히기

 

젊었을 때보다 배우는 속도는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누구의 강요도 아닌, 

이제는 내가 원해서 배우는 지금이, 오히려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익어가는 삶을 위한 시간들

지금은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아갈까"를 고민합니다.

 

젊었을 땐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아갈까?"를 생각합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임을 느껴요.

 

조금 더 여유롭고,

조금 더 뚜렷하게,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지 알아가는 시기.

 

지금 나는,

그렇게 익어가는 삶을 사랑하고,

그 시간을 아껴 쓰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계절을 걷고 있나요?

나이 들수록 삶은 점점 자신의 계절을 닮아갑니다.

 

우리의 삶은 계절을 닮았습니다.

●  은 가능성의 싹을 틔우고,

●  여름은 열정으로 뜨겁게 뻗어나가고,

●  가을은 결실을 맺으며 자신만의 색을 가집니다.

●  그리고 겨울은 다음을 준비하며 고요해지죠

 

지금 나는, 나만의 가을을 천천히 걷고 있습니다.

낯선 나를 만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계절 속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며, 풍성한 감정과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지금, 당신은 어떤 계절을 걷고 있나요?

그리고 그 계절 속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작은 루틴'은 무엇인가요?

 

바로 그 안에,

당신만의 따뜻함이 숨어 일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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