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대, 낯선 나를 느낄 때... 그때가 나를 더 단단하게 만든다
- 나를 지키는 작은 루틴과 따뜻한 일상 -
나이 듦의 순간, 나를 다시 발견하다
"어느 날, 손에 익었던 글씨가 어색하게 느껴지고,
누구보다 잘 알았던 사람의 이름이 떠오르지 않자, 갑자기 내가 낯설게 느껴졌습니다."
얼굴은 분명히 기억나고, 함께한 장면도 눈앞에 생생한데
정작 이름이 생각나지 않아, 말이 멈칫할 때가 있어요.
그 장면을 설명하지 않아도
드라마처럼 사진을 찍은 것처럼 상대에게 그대로 전해질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런 생각이 들 정도로 답답함을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내가 왜 이러지? 나이가 들어서 그런 건가..."
문득 당황한 마음에 말수가 줄어들고,
실수하지 않으려 정확하게 말할 수 없는 것은 차라리 말하지 않게 되더라고요
그래서 생각을 노트에 적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이번엔 글씨가 내 손끝을 떠나기 전부터 어긋납니다.
익숙했던 내 필체가 어색하고,
글자들이 자꾸 엉키는 것처럼 느껴져 낯선 기분이 듭니다.
"정말 왜 이러는 거지?"
그때, 아들이 말합니다.
"엄마, 걱정하지 마.
요즘은 다 컴퓨터 타이핑하니까 글씨를 안 쓰게 돼서 그런 거야. 나도 그래 :)"
정말 그럴까요?
감정이 깊어지는 시기
나이마다 감정의 결이 달라진다는 것을 깨닫게 됩니다...
나이가 들수록 감정의 결이 달라집니다.
어릴 적엔 뜨겁게 타올랐던 감정이
이제는 더 조용히, 그러나 깊게 스며듭니다.
🌸 20대: 감정이 뜨겁고 선명했습니다. 사랑, 우정, 기쁨, 분노가 불꽃처럼 타올랐죠.
🌿 30대: 감정보다는 '역할'에 집중하며, 참는 법을 배웠습니다.
🍂 40대: 말하지 않는 감정이 마음속에 차곡차곡 쌓였습니다. '이해받기보다는 이해하는' 쪽으로 더 많이 애썼던 시기였어요.
❄️ 50대: 감정은 더 깊고 너그러워졌고, 사소한 일에도 따뜻해지는 걸 느낍니다.
이제는 감정의 '크기'보다 '깊이'가 중요해졌습니다.
감정도 익어가는 것이겠지요.
오래된 책처럼 조용히 페이지를 넘기며, 각기 다른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나를 깨우는 작은 루틴들
50대 중후반에 접어든 지금,
이 시기를 그냥 흘려보내고 싶지 않습니다.
그래서 당황스러운 순간의 나를 다독이며,
흘러가는 나를 살포시 붙들어주는, 조용한 나만의 작은 루틴을 하나하나 만들었어요.
✍️ 하루 한 줄, 손글씨 쓰기
핸드폰 메모가 아닌, 컴퓨터 키보드를 두드리는 것이 아닌,
펜을 잡고 종이에 글씨를 한 줄 한 줄 써 내려갑니다.
글씨를 쓰는 그 짧은 시간이, 생각을 정리해 주고 감정도 차분하게 만들어줍니다.
📖 책을 소리 내어 읽기
발음이 흐려지고 문장이 어색해질 때
아이처럼 책을 소리 내어 읽고 있습니다.
내 목소리를 들으며 흐름을 회복해 갑니다.
발음 체크도 하고,
말하는 속도와 흐름을 체크해 나가죠.
🚶 익숙한 길도, 낯선 길도 걸어보기
늘 다니던 길에서 새로움을 발견할 때,
익숙하다는 것이 다 안다라는 것은 아니구나...
얼마나 큰 착가이었는지 느낍니다.
"이런 게 있었나? 다 안다고 말하면 안 될 것 같다."
또 배웁니다.
이제는 낯선 길도 기꺼이 걷습니다.
어쩌면 지금이, 진짜 '새로운 나'를 향해 나아가는 시간인지도 모릅니다.
시간이 기록하는 연습
시간은 흐르지만,
기록은 그 흐름의 '온도'를 남깁니다.
50대 중후반에 들어선 나는
● 아침의 기분을 한 단어로 표현해 보고,
● 하루 중 가장 인상 깊었던 순간을 메모해 두고,
● 그동안 마음에만 품고 있었던 것에 도전하고 있습니다.
- 주먹구구식이었던 컴퓨터 오피스 프로그램을 '제대로' 배우기
- 언젠가 할지도 모를 '나만의 유튜브 채널'을 위한 영상 · 편집 배우기
- 여행에서 당황하지 않기 위한 '생활영어' 익히기
젊었을 때보다 배우는 속도는 조금 늦을 수는 있지만,
누구의 강요도 아닌,
이제는 내가 원해서 배우는 지금이, 오히려 마음을 더 단단하게 해주고 있습니다.
익어가는 삶을 위한 시간들
지금은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아갈까"를 고민합니다.
젊었을 땐 "어떻게 살아야 하나?"를 고민했다면,
지금은 "어떻게 나를 지키며 살아갈까?"를 생각합니다.
나이 든다는 것은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경험과 감정이 차곡차곡 쌓여가는 과정임을 느껴요.
조금 더 여유롭고,
조금 더 뚜렷하게,
무엇이 나에게 필요한지 알아가는 시기.
지금 나는,
그렇게 익어가는 삶을 사랑하고,
그 시간을 아껴 쓰고 있습니다.
당신은 지금 어떤 계절을 걷고 있나요?
나이 들수록 삶은 점점 자신의 계절을 닮아갑니다.
우리의 삶은 계절을 닮았습니다.
● 봄은 가능성의 싹을 틔우고,
● 여름은 열정으로 뜨겁게 뻗어나가고,
● 가을은 결실을 맺으며 자신만의 색을 가집니다.
● 그리고 겨울은 다음을 준비하며 고요해지죠
지금 나는, 나만의 가을을 천천히 걷고 있습니다.
낯선 나를 만나기도 하지만 그래도 괜찮습니다.
이 계절 속에서 다시 나를 발견하며, 풍성한 감정과 일상을 만들어가고 있으니까요.
지금, 당신은 어떤 계절을 걷고 있나요?
그리고 그 계절 속에서
당신을 지켜주는 '작은 루틴'은 무엇인가요?
바로 그 안에,
당신만의 따뜻함이 숨어 일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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