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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과 행복의 관계, 소득이 높아질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걸까?

Lena Jo 2023. 8. 20. 06:00

돈과 행복의 관계, 소득이 높아질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걸까?

 

 



오늘은 돈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이야기해보려고 합니다. 돈이 많으면 행복할 수 있을까요? 아니면 돈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을까요?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리학자들은 이 주제를 오랫동안 연구해 왔고, 몇 가지 흥미로운 결론을 내놓았습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유명한 것은 이스털린 역설과 디턴·카너먼 연구입니다. 이 두 연구는 각각 다른 관점에서 돈과 행복의 상관관계를 분석했습니다. 그 결과는 어떤 것일까요?


이스털린 역설: 돈과 행복은 상관없다?


이스털린 역설은 미국의 경제학자 리처드 이스털린이 1974년에 제시한 개념입니다. 이스털린은 30개 국가의 행복도 조사를 그 나라의 1인당 국민총생산 (GNP)과 비교했습니다. 그 결과, 국가별로 GNP가 높아질수록 행복도가 높아지는 경향이 없었다고 합니다. 예를 들어, 1960년 서독의 1인당 GNP는 나이지리아의 20배였는데 행복도는 오히려 조금 낮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돈이 많아도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 이스털린 역설입니다.

이스털린은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상대적 박탈감 (relative deprivation)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상대적 박탈감이란 자신의 소득이나 지위가 주변 사람들보다 낮다고 느낄 때 생기는 부정적인 감정입니다. 즉, 자신의 절대적인 부의 정도보다는 자신과 비교할 수 있는 다른 사람들의 부의 정도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입니다. 예를 들어, 나름대로 값이 나가는 국산 자동차를 장만했는데 동료가 고가의 수입차를 타고 나타나면 나는 행복하지 않고 위축된다는 것입니다.

이스털린 역설은 물질적 풍요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다는 주장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는 몇 가지 문제점이 지적되었습니다.

  • 첫째, 이스털린은 로그 (logarithm) 분석을 하지 않고 행복도와 1인당 GNP의 절댓값을 단순 비교하는 오류를 범했다고 합니다. 로그 분석이 중요한 이유는 똑같은 1달러를 더 벌더라도 대기업 임원과 최저임금을 받는 근로자에게 그 의미가 서로 다르기 때문입니다. 즉, 소득이 증가할수록 행복도의 증가폭이 줄어든다는 것입니다.
  • 둘째, 이스털린은 국가별로 행복도를 비교했지만, 국가 내에서 소득이 다른 사람들의 행복도를 비교하지 않았습니다. 즉, 동일한 국가 내에서 소득이 높은 사람이 소득이 낮은 사람보다 행복한지 알 수 없다는 것입니다.
 



디턴·카너먼 연구: 돈과 행복은 상관있다?


디턴·카너먼 연구는 2010년에 미국의 경제학자 앵거스 디턴과 심리학자 대니얼 카너먼이 공동으로 발표한 연구입니다. 이들은 미국 전역 45만 명을 대상으로 한 갤럽 설문조사를 토대로 통계를 돌려봤습니다. 그 결과, 소득이 높아질수록 삶에 대한 만족도는 계속 높아지지만, 행복감은 연봉 7만 5000달러 (8500만 원)에서 멈춘다는 것입니다.

이 연구에서 중요한 점은 행복이라는 개념을 삶에 대한 만족도 (life evaluation)와 행복감 (emotional well-being)으로 나눠 물어봤다는 것입니다. 삶에 대한 만족도는 ‘지금 나의 삶에 전체적으로 만족하는가’를 물은 것이고, 행복감은 ‘어제 하루 대부분의 시간 동안 다음과 같은 감정을 느꼈나요’를 물은 것입니다. 선택지로는 ‘스트레스’ ‘행복’ ‘즐거움’ ‘근심’ 등이 있었습니다. 이들은 이렇게 구분하는 것이 유용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왜냐하면 삶에 대한 만족도는 주로 개인의 사회·경제적 지위에 좌우되는 반면 행복감 척도는 개인의 사사로운 감정을 표현해 주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왜 행복감은 일정 수준에서 멈추게 될까요?
이들은 이 현상을 설명하기 위해 포화점 (satiation point)이라는 개념을 사용했습니다. 포화점이란 소비자가 어떤 상품이나 서비스를 소비할 때, 그것으로부터 얻을 수 있는 만족도가 최대치에 도달하는 지점을 말합니다. 예를 들어, 배가 고프면 음식을 먹으면서 만족감을 느낍니다. 하지만 배가 부르면 음식을 더 먹어도 만족감이 증가하지 않고 오히려 감소합니다. 이처럼 돈도 일정 수준까지는 우리의 필요와 욕구를 충족시켜 주면서 행복감을 증대시키지만, 그 이상은 우리의 감정에 큰 영향을 주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돈과 행복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일까?


이스털린 역설과 디턴·카너먼 연구는 돈과 행복의 관계를 다른 관점에서 분석했습니다. 하지만 이들의 연구만으로는 돈과 행복의 관계를 완전히 설명할 수 없습니다. 왜냐하면 돈과 행복의 관계에는 다른 요인들도 영향을 미치기 때문입니다.

그렇다면 돈과 행복의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은 무엇이 있을까요? 몇 가지 예를 들어보겠습니다.

  • 위치재 (positional goods): 위치재란 소유하거나 소비하는 것으로서 자신의 사회적 지위나 명예를 나타내는 재화나 서비스를 말합니다. 예를 들어, 명품백, 고급시계, 명문대학 졸업증서 등이 있습니다. 위치재는 상대적으로 고정된 양이 있기 때문에 모든 사람이 원하는 만큼 소유하거나 소비할 수 없습니다. 따라서 위치재는 경쟁적이고 제로섬 (zero-sum)의 성격을 가집니다. 즉, 한 사람이 위치재를 더 소유하거나 소비하면 다른 사람은 그만큼 덜 소유하거나 소비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위치재는 돈과 행복의 관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위치재를 통해 얻는 행복은 자신보다 더 많은 위치재를 가진 사람을 보면 상대적으로 감소하기 때문입니다.
  • 기대 수준 (expectation level): 기대 수준이란 자신이 삶에서 얻고자 하는 것이나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의 정도를 말합니다. 기대 수준은 개인의 성격, 가치관, 교육 수준, 사회환경 등에 따라 다르게 설정될 수 있습니다. 기대 수준은 돈과 행복의 관계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기대 수준이 낮으면 자신의 현재 상황에 만족하기 쉽고, 기대 수준이 높으면 자신의 미래 가능성에 희망을 갖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기대 수준은 너무 낮거나 너무 높아서도 안 됩니다. 너무 낮으면 자신의 잠재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너무 높으면 자신의 현실과 괴리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 행복의 요소 (happiness factors): 행복의 요소란 개인이나 집단이 행복해지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나 요인을 말합니다. 행복의 요소는 사람마다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건강, 가족, 친구, 사랑, 취미, 직업, 종교 등이 있습니다. 행복의 요소는 돈과 행복의 관계에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왜냐하면 돈은 행복의 요소를 충족시키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즉, 돈은 행복의 요소를 얻고 유지하기 위해 필요한 것일 뿐, 행복의 요소 자체가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돈만으로는 행복할 수 없고, 행복의 요소를 잘 활용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입니다.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는가?


돈으로 행복을 살 수 있다고 말할 수도 있고, 살 수 없다고 말할 수도 있습니다. 왜냐하면 돈과 행복의 관계는 개인의 상황과 선택에 따라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돈은 행복의 전부는 아니라는 것입니다. 돈은 우리의 삶을 더 편리하고 안전하게 만들어주는 좋은 도구일 뿐, 우리의 삶에 의미와 가치를 부여해 주는 최종 목적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돈을 잘 버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돈을 잘 쓰는 것이라는 것입니다. 우리가 가진 돈으로 우리 자신과 우리 주변 사람들의 행복을 증진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리가 어떤 것들이 우리에게 행복을 주는지 알아야 합니다. 그리고 그것들을 위해 필요한 만큼의 돈을 벌고, 그 이상의 돈은 다른 사람들과 나누거나 기부하는 등의 방법으로 사회적 가치를 창출해야 합니다. 이렇게 하면 우리는 돈과 행복의 균형을 잡을 수 있고, 더 나은 삶을 살 수 있을 것입니다.

여러분은 돈과 행복의 관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돈과 행복에 관한 책 추천


1. [돈과 행복]
이재율 저자가 행복경제학의 이론과 사례를 통해 돈과 행복의 관계를 분석하고, 행복한 개인과 행복한 국민이 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하는 책입니다. 행복경제학에 대해 깊이 있게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2. [다운시프트]
최승우 저자가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올바른 경제관과 삶의 지혜를 40~50대 중년에게 조언하는 책입니다. 서드 에이지 (50~75세)를 살아갈 준비를 하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

3. [그냥 오는 돈은 없다]
단희쌤(이의상) 저자가 10억 빚쟁이 노숙자에서 100억대 부자가 되고서 깨달은 돈과 행복에 대한 따뜻한 조언을 전하는 책입니다. 돈을 벌어 본 사람만이 해줄 수 있는 현실적인 조언을 듣고 싶다면 이 책을 추천합니다.